한국기계연구원, 트윈 스크류 기반 기계식 전처리 시스템 개발 체외진단 정확도·현장성 동시 향상
임승환 2025-05-28 14:07:53

‘Analyst’ 학술지 전면표지 / 사진.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 RSC)

 

고체 생체시료, 자동 전처리로 액상화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김관오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이윤주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고체 생체시료를 단시간에 유화·균질화해 액상 시료로 전환하는 트윈 스크류 기반 전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체외진단 시스템 등 액체 기반 분석 장비에서도 고체 시료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존 액체 시료 중심 진단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조직 기반 분석의 실용성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했다.


주요 기술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트윈 스크류 구조에 있다. 이 구조는 고체 시료에 강한 전단력을 가해 조직 내 결합을 빠르게 분해하고, 균질한 액상 상태로 전환한다. 또한 스크류 내부에는 유체가 흐르는 통로가 설계돼, 액상 시료를 효율적으로 회수하고 전처리 과정에서 시료 손실을 최소화한다.

 

화약 약품 없이 1분 이내 처리
기존 고체 시료 전처리 장비는 부피가 크고, 처리 시간이 30분 이상 소요된다. 또한 장치 운용과 세척 과정에 숙련된 인력이 필요해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특히 유화와 균질화를 위해 화학 약품이나 효소 처리가 필수였다.


반면 이번 기술은 전적으로 기계적 방식에 의존한다. 화학 약품 없이도 단일 장치에서 분쇄, 유화, 회수 과정을 연속 수행할 수 있다. 전처리 시간은 1분 이내로 크게 단축됐으며, 조작도 간편해 비숙련자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연구팀은 전력 공급이 어려운 환경을 위해 같은 메커니즘을 적용한 수동형 무전원 장치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응급 진단, 농업 병해 진단, 식품 안전 검사 등 전력 인프라가 제한된 곳에서도 안정적인 진단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동물 조직, 식물체, 채소류 등 다양한 시료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전동형과 수동형 장치 모두에서 우수한 전처리 효율과 높은 시료 회수율이 확인됐다. 또한 다양한 체외진단 장비 및 분석 시스템과의 호환성도 검증돼 활용 범위가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천 특허 확보와 국제학술지 게재
기계연 김관오 선임연구원은 “트윈 스크류 기반 전처리 기술은 고체 기반 진단 플랫폼의 실용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기존 액체 중심 체외진단 시스템의 제약을 해소하는 해법을 제시한다”며 “농업, 식품, 환경 등 다양한 현장 분야에서 진단 유연성과 분석 정확도를 모두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국내에서 특허 6건을 출원했으며, 그중 2건은 등록을 완료해 원천 기술 보호 기반을 확보했다. 연구 성과는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 RSC)’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nalyst’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첨단GW바이오 과제인 ‘화상병 시료 전처리 키트 및 프로토콜 개발’과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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